"한국상품 불매운동 한다고 달라질 것 없다"
일부 '반한시위' '한류는 허상' 등 강한 비난 "수준 높게 대응하자" 자제 목소리도 많아 한국과 중국의 '사드 배치' 갈등으로 LA지역에 거주하는 일부 중국계도 한국상품 불매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본지 3월21일자 경제 1면> 중국계 커뮤니티의 온라인상에서도 이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본지가 미국 내 중국인들이 이용하는 주요 웹사이트의 게시글과 댓글 등을 확인한 결과 지난 2월부터 한국의 사드 배치 결정과 부지 제공에 나선 롯데를 비난하는 메시지가 다량으로 올라왔으며, 일부 집단 행동을 촉구하는 주장도 있었다. 미국 내 중국인들이 이용하는 한 소셜웹사이트(wenxuecity.com)에는 '우리를 죽이려 하는 한국인들에 벌을 내리자', '미국내 중국인들이 힘을 합쳐 반한시위에 나서자'는 내용의 글들이 다수 올라와 있다. 동시에 '중국은 물론 미국에서도 한국 제품을 사지 말자. 한류는 허상'이라는 등 불매 운동을 부추기는 글들도 적지 않게 발견됐다. 이런 글들은 시카고, 보스턴,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 다양한 지역에서 올라오고 있다. 하지만 이런 과격한 주장들에 자제를 촉구하면서 핵심은 다른 곳에 있다는 내용들도 보였다. C씨는 사이트 게시글을 통해 "한국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다고 달라질 것은 없다. 같은 아시안끼리 불협화음을 낼 때가 아니다"고 주장했으며, L씨는 "결국 사드는 미국이 설치하는 것인데 왜 한국 제품 불매를 하느냐 중국에서 한국차를 부쉈다고 하는데 미국에서는 왜 미국차를 부수는 시위가 없는 지 궁금하다"고 반론을 제시하기도 했다. J씨는 "한국 제품 불매보다는 미국이 핵심이다. 보잉사가 만든 정찰기가 중국을 감시하고 있는데 롯데 과자 하나 불매한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잘라 말하기도 했다. 또 미국에서 20년 넘게 살았다는 Y씨는 "이제 중국인은 전세계에서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아니고 미국에서까지 꼬투리를 잡아 한국 제품 불매운동을 벌이는 것은 매우 졸렬하다"고 꼬집었다. 이 게시글에는 "차를 부수거나 시위를 벌이는 중국 본토의 분위기가 미국에서 재연돼서는 안된다"는 취지의 댓글이 뒤를 이었다. 일부 댓글에서는 "우리 중국인들은 이번 기회에 성숙한 모습으로 이미지를 바꿔야 한다. 일본이나 한국에 비해 수준이 떨어지니 국제사회의 리더가 못되는 거다"라고 적었다. 게시글 중 일부는 자신을 초등학생이나 중학생들이라고 밝히고 있어 다양한 계층의 중국계 미국인들이 이번 사태에 큰 관심을 갖고 있음을 반영했다. 중국계 커뮤니티에서는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다수의 온라인 사이트와 '위챗' '라인' 등 모바일앱에서는 다양한 목소리들이 끊임없이 생산되고 있다. 한 한국식품 수입 관계자는 "뷰티 제품과 달리 아직 식품, 주류 등의 제품에는 영향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사태가 악화되면 적잖은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고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인성 기자